
돌아오기 전 부터 모임내 한국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은 나를 메신저에서 보거나 전화 통화를 할때 마다 이런 말을 했다.
"2007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해이다."
"2002년(7월의 김광진 11월의 정태춘/박은옥 12월의 장필순이 각각 큰 앨범을 냈었던 이 해를 어떻게 잊겠는가!) 이후 어쩌면 올해의 음반 선정을 할때 "외국 음반과 비교할때 과연..."라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해인지도 모른다."
어떤 음반이 나왔기에 이런 말들을 했을까?
1. 허클베리 핀, 허클베리 핀
정규 앨범이 아닌 EP라 아쉽기는 하지만, 이기용은 창작능력은 언니네 이발관이 실망스러줘진 그 때부터 유독 돋보였고 이 앨범도 그 유독스러운 나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물론 그의 음악이 너무 진지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그의 가사를 읽어가는 재미가 솔솔해서 무척 좋다.
낯선 두형제, 가사도 좋지만, 선율도 참 좋다.
2. 말로, 지금 너에게로
사실 그녀의 지난 앨범 "벚꽃지다"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그녀가 노랫말을 소화해내는 능력은 한국에서 이 정도로 노랫말을 소화해낼수 있는 목소리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고 이 앨범은 그 능력이 최고조에 이른 것 같다.
노랫말 하나하나가 너무 정갈하고 예쁘며 선율은 그 정갈한 노랫말에 걸맞게 오밀조밀하다.
이 정도로 노랫말과 선율을 조합시킬 수 있고 그것들을 소화해 낼수 있는 목소리와 송 라이팅 결합이 된 앨범이 나온것.
2007년은 참 복많은 해다.
3.나윤선, Memory Lane
나는 이 앨범 이전까지 나윤선이 싫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뛰어남은 인정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선율을 따라가는 목소리였고 노랫말을 전달해주는 목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나윤선에 대한 반응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외국에서 통했다는 사실이 마치 우리 취향에도 맞을 것라는 보증수표가 되서 여기저기서 나윤선을 떠들어대고 이 천박한 음악 환경속에서 해외에서 통했다는 것이 마치 민족적 성취인듯냥 떠들어 대는 것이 못 마땅했고, 나윤선을 듣는 것이 고급취향의 트렌드가 되어버린듯 한 것이 더욱 싫었다.
이 앨범을 듣고 그녀에 대한 편견을 버리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단 자신이 창작을 하지 않았지만, 하나뮤직이라는 뛰어난 창작 집단을 앨범에 초대했고 그 뛰어난 창작 집단의 음악을 상당한 수준으로 소화해냈다.
조동익의 곡인 천사/꿈 이나 김정렬의 곡 신데렐라 처럼 탁월한 노래들을 나윤선과 그의 세세션진들이 훌률하게 소화해냈고 (장필순 이외에 조동익의 곡을 소화해 낼수 있는 싱어는 없다는 편견을 깬것도 큰 소득이다.) 그가 만득 익숙한 설레임도 조동익의 곡 만큼 좋다.
일단 나윤선을 편견 없이 바라볼수 있게 됐다.
그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말로와 더불어 이 정도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앨범이 있다는 것.
바로 2007년이 복많은 해라는 또다른 증거이다.
4. 배장은 트리오, 모차르트 앤 재즈
배장은이 작년에 내놓은 레코딩을 들으면서 이 정도로 다이내믹한 연주를 하는이가 신인인가 싶어서 고개를 꺄우둥 거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작년의 데뷔 레코딩에서의 놀라웠던 점은 곡을 이해하는 능력이 참으로 뛰어났고 인터플레이가 참으로 원숙했다는 점이다.
그러던 그녀가 올해초 모차르트 앤 재즈를 내놓았을때 모차르티안이자 레니 트리스타노를 좋아하시는 성찬 옹께서는 "단연코 올해 최고! 2006년에 내놓았다면 최고의 모차르트 250주년 음반!, 한국 대중음악 100선 같은 것을 하면 단연코 상위에 랭크될 음반!"
민족적 성취 같은 것을 싫어하시고 이 정도의 칭찬을 잘 하시지 않는 분이 어떻게 된일일까 하는 궁금증에 도착하자마자 구입해서 들어봤다.
그녀의 편곡솜씨는 참으로 놀랍다. 모차르트 원곡이 지닌 힘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을 넘나드는 재즈의 힘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이것은 2007년 한국 대중음악의 축복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 있어서 축복스러운 음반이다.
그리고 그녀의 연주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한국에 살고 있는 내 친구들을 나는 계속해서 부러워 할 것이다.
5. 스마일즈, Strawberry T.V. Show
7080 세대라는 말 자체가 경멸스러웠다.
복고를 얘기하지만 복고를 제대로 살린 음악이 없어서 항상 투덜거렸다.
수십년전 음악들이 결코 구닥다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앨범을 산 본전 값은 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