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방학 동안 본 영화 몇편/들은 레코딩 몇장/읽은 책 한권.
책 한권.
A Social History of Knowledge: From Gutenberg to Diderot, Peter Burke, 2000, Polity Press
17세기/18세기의 역사를 읽어나가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그 시대의 위기는 짧은 혼란기였고,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것을 읽곤 한다.
그것의 이유가 무엇일까?
17/18세기의 지식인들은 위기가 왔을때 학문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런 것을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것이 재미 있다.
영화 몇편1. 하류인생
임권택 감독이 자주 보여줬던 롱테이크숏이 없다.
짧게짧게 이루어진 숏들은 그저 보여주기만할 뿐이다.
자막과 간간히 나오는 라디오 방송은 영화가 다루는 시대가 우리가 겪었던 시대임을 일깨워준다.
조승우의 행동과 대사는 그 시대에 관심없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관망만 할뿐이다.
거창한 역사적 고찰 같은 것은 읽어낼 수가 없다.
그것만으로 족하지 않은가?
2.Le Temps qui reste
오종이 과대평가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해봐야 한다.
이 영화가 오종의 영화중 특이한 것은 그가 여지까지 보여줬던 단수 높은 기교/소재, 그래서 자극적인 영화가 아닌 단조로운 영화라는 점이다.
사회나, 가족과는 전혀 상관없이 완벽하게 개인으로서 죽어가는 모습이 나에게는 새롭다.
주인공 멜빌 푸포의 연기는 차분하다.
잔 모로의 모습을 볼수 있는 것도 이 영화가 갖는 매력.
3. 스쿠프
우디 앨런의 영화에 큰 기대를 가지지 않은지는 오래되었다.
그저, 매년 꾸준히 영화를 내주는 점이 고마울뿐.
그저 우디앨런이 보여주는 수다만 그저 즐기면 될뿐이다.
"유대교였지만 나이 들면서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다"는 그의 대사.
그저 그렇게 가볍게 즐기자.
스쿠프의 바로 전작 매치 포인트와 함께 보면, 더욱 재미 있을 듯.
4. 아버지의 깃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봐야 그가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진심을 알수 있겠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그지만, 그저 전쟁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뛰어난 감독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5. 사랑해 파리
과유불급.
적당하게 가는 것이 좋은 법이다.
레코딩 몇장.
1. Janácek The Makropulos Case, English National Opera Chorus; English National Opera Orchestra/Charles Mackerras
매커라스 경의 야나첵 오페라이다.
매커라스 경이 지휘하는 오페라는 음악과 대화의 리듬을 잘 살려서 좋아한다.
이 오페라에서도 마찬가지.
특히 Cheryl Barker의 Emilia Marty역. 매력적이다.
2.Wynton Marsalis, Rise
마샬리스 잊고 있었다.
그냥 신나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 레코딩이다.
그저 신나게.
3.Handel, Rodelinda, (Il) Complesso Barocco/Alan Curtis
이 레코딩을 소개해준 Ekaterina의 표현을 빌리면,
"On the whole, Curtis’s passion and experience ensure another typically persuasive and theatrical vindication of Handel’s genius."
그녀의 말에 동의 한다.
오랜만에 gorgeous라고 탄식한 레코딩.
4.El Misteri d'Elx., Catalan Capella Reial/Jordi Savall
17세기 음악.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시대다.
고딕 보이스의 레코딩 이후 오랜만에 초를 켜놓고 음악을 듣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 음반.
5.Knussen, Higglety Pigglety Pop!,Op. 21. Where the Wild Things are,Op. 20. London Sinfonietta/Oliver Knussen
Suk이 진행중인 현대 음악 작곡가 소개 덕분에 알게 된 레코딩.
Suk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the singers (unfair to single out any of them: they are all first class) are audibly enjoying themselves a great deal, and the orchestra takes no less obvious pleasure in Knussen’s magical sounds"
조금 더 파헤쳐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겠지만,
오랜만에 유쾌하게 즐긴 현대 음악.
Suk!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