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디 몇장

바그네리안 뿐만 아니라 오페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최고의 명연으로 손꼽히는 레코딩이 바로 이 링 사이클이다. 요제프 카일베르트가 지휘하고 빈트가센/그라인들/바르나이로 구성된 최고의 성악진, 피터 앤드리가 주도한 데카 음악진이 이룬 역사상 최초의 이 링 사이클은 솔티의 스튜디오 링 사이클을 주도한 존 컬셔와의 세력 다툼에서 밀려 출시가 밀려 많은 이들이 해적판으로 만족했던 레코딩이다.
바그네리안도 아니고 바그너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나 자신도 이 링 사이클을 듣는 순간 그저 눈물을 흘릴 뿐.
Combine Keilberth's irresistrible conducting with the godlike voices at its heart, and well the tears just flow.

몬테베르디의 마드리갈 8권은 그 시대의 모든 성악 형태를 결합하려는 시도이다.
일명 스틸레 레프레젠타티보라고 불리는 이 장르는 몬테베르디 자신이 폴리포니에서 오페라에 이르는 모든 성악형태를 결합하려는 시도로 성악/기악/콘티누오로 이루어지는 대규모의 형태이다.
많은 이들은 바로크 시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술 형태로 오페라를 꼽곤 하지만, 규모의 방대함, 독창적인 형식, 극적인 형식에서 이 스틸레 레프레젠타티보는 바로크 시대가 아니었으면 나올 수가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몬테베르디의 해석에서 있어서 만큼은 현존하는 지휘자들중 최고를 보여주었던 Rinaldo Alessandrini가 이 음반에서 보여준 해석은 나에게는 아직도 어렵다.
4년간의 공부끝에 겨우 몬테베르디의 마드리갈 4/6권을 이해할 수 있었던 나로서는 이 독창적인 형태의 대 규모 성악형태는 이해하기 무척 어렵다.
또 몇년의 공부를 해야, 이 레코딩을 이해할 수 있을까?
Rinaldo Alessandrini가 예전에 했던 말들
"바하의 음악은 수학이다."라는 말.
그 말이 몬테베르디에게도 유용한 것일까?
적어도 Rinaldo Alessandrini를 7년동안 들어왔던 나에게는 그가 어떤 작곡가를 해석하든지 어떤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 일관성이 그가 말한 "수학적"인 것인지, 다른 어떤 것인지 조금 더 바로크 시대를 공부한 후에 알게 되겠지.
얼마전에 나온 Haim의 레코딩과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재미 있을 듯.

바로크 음악이 처음에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 덧없는 화려함이다.
이 작품은 다시한번 바로크 음악이 덧없는 화려함을 가지고 있음을 일깨워 준 레코딩이다.
바로크 음악에 어느정도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약간의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그 만큼 연주가 바로크 음악 형태에 충실했다는 증거.
이제 바로크 음악 듣는 것을 약간 쉬고 싶기도.



